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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깜이 선거, 공약은 있는가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입력날짜 : 2020. 04.01. 19:58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4·15 총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선거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후보들이 전화나 SNS를 이용한 비대면 선거운동에 주력하면서 총선 이슈는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18대 총선 투표율 46.1%에 근접한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 장소를 거쳐가게 되는 투표장에 나가라고 독려하기도 어색한 분위기다.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선거라는 오명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선거법 개정에서부터 여야를 막론한 추악한 공천 잡음, 비례 위성 정당의 협잡과 야합 등 그야말로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추태들의 연속이었다.

    공천잡음이나 위성정당도 문제지만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깜깜이 암흑선거 속에서 공약이나 인물 모두 실종된 이런 최악의 선거를 왜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투표를 통해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도 없는 이런 투표를 미루지 않은 정치권의 오만함을 심판해야 한다.

    모든 여건이 선거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왕 해야 한다면, 선거가 아무리 탈법·꼼수의 정치로 얼룩진다 해도,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있다.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매섭게 평가하는 21대 총선거가 되어야 한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어떤 국회의원 후보가 지역발전이나 국가비전을 위해 어떤 정책과 발전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기 바란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되면서 힘들었던 광주·전남은 이제야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4차산업혁명시대 광주·전남의 미래를 준비하는 후보를 잘 평가해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자는 유권자 대면 접촉이 어려운 만큼 온라인에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상세하게 오픈하기 바란다. 온라인에서라도 정책 경쟁이 더 구체적이고 내실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4·15총선 정책자료집’을 통해 광주와 전남의 5대 핵심공약을 각각 내놓았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통령선거와 이용섭 광주시장·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제시된 공약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광주 군 공항 이전’과 ‘광주형 일자리’, ‘한전공대 개교’와 ‘전남 의과대학 설립’ 등 이미 나온 공약들을 모아놓은 듯 하다. ‘AI(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 조성’, ‘차세대 드론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은 이미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이다.

    적어도 다음 국회를 책임지겠다고 나온 선량들이라면 광주·전남에 대한 자신만의 핵심 공약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모두 알 정도로 이미 정부와 시·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내용 말고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집권 여당인 만큼 책임감 있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공약을 발굴했어야 되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광주·전남의 미래 50년, 100년을 책임질 정치권 차원의 차별화된 대형 프로젝트가 눈에 띄지 않아 실망스럽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붕괴된 지역경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사상 유례없은 지역경제 침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미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날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세계 경제의 3대 축 가운데 중국은 바이러스의 고삐를 잡았으나 미국과 유럽은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도 폭발적 감염 확산의 기로에 서 있다. 세계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인적 물적 이동을 억제함으로써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0.1%,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0.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노무라증권은 상황이 잘 풀리면 -5.5%, 최악의 경우 -12.2%까지 내려꽂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많은 전문가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20여년 전의 외환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총선 출마자들은 지역에서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거나 지역기업이 줄도산에 몰리지 않도록 어떤 방책을 가지고 있나.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는 지역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당선 이전에 지역 유권자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먼저 다져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 모든 정치인이 그랬듯이 어떤 술수를 써서라도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버리라. 이 엄혹한 시절에 정치를 왜 하려는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가 아닌가.

    이 절망의 시대가 요구하는 공약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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