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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찾어 왔건마는~’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입력날짜 : 2020. 03.18. 17:59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 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 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 데 있나’

    판소리 ‘사철가’ 가사다. 코로나19 광풍이 불고 있는 2020년 춘삼월은 스산하기까지 하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 쓸쓸 허드라’ 이 가사가 마음에 콕 박히는 계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시국을 선언했다. 지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현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감염병에서 비롯된 전례 없는 경제적 위기는 서민가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다. 전 세계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지만 금융시장은 수직낙하 중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케네스 로고프 교수(하버드대)는 “세계 경제침체는 90% 이상의 확률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1.1%로 낮췄다. 무디스는 1.9%에서 1.4%로 떨어뜨렸다. 중국은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가동됐던 비상경제 회의가 12년 만에 부활해 오늘 첫 회의를 연다고 한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이 실물경제 위축과 금융시장 패닉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미증유의 비상경제 시국’이 분명하다.

    국회가 17일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지만, 이것만으로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를 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에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본예산을 일부 변경해 코로나에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모든 대책을 다 강구해야 한다. 총선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국민을 보기 바란다.

    하루하루 살기가 힘든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원하는 방안은 어떤 식으로든 빨리 가동되어야 한다. 지난달 이재웅 쏘카 대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난 기본소득 50만원’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가세하며 찬반 논쟁에 붙은 재난기본소득도 고려해볼만하다. 강원도가 광역단체 처음으로 소상공인·실직자 30만명에게 40만원씩을 주기로 했고, 전주시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5만여명에게 52만7천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우리나라가 대책을 세운다해도 지구촌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이다. 다른나라는 코로나19가 이제 시작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대처는 빨리 종식될 것 같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의 팬데믹은 수습이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큰일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 한숨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노동자는 소득 감소와 실직, 폐업 공포에 떨고 있다. 여행업 등 관광산업은 빈사 상태이며 항공사들은 자금난에 봉착했다. 생산과 소비, 수출이 전방위로 무너졌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기업들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절박감마저 드는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IMF라는 국가부도위기도 견뎌냈다. 팬데믹의 지속기간이나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지만 어떤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견뎌낼 힘을 길러야 한다. 모든 정책합을 총동원해 미리 대비하고 보완해야 한다. 정부는 일단 본예산과 추경의 신속한 집행으로 급한 불을 끄되 미흡할 경우 4월 총선이 끝나는 대로 국회에 제출할 추가 추경을 준비해야 한다. 생계의 위협을 받는 취약계층에 대한 제한적 재난기본소득을 반영해 이들이 힘겨운 시기를 견뎌내도록 사회 안전망을 펼쳐야 한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 중견 기업을 위한 회사채신속인수제 등 기업 자금난 해소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구촌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의 이동과 물류가 막히고, 글로벌 공급 체인과 소비 기반이 무너지면서 이후에 닥칠 경제 후폭풍을 감히 짐작키 어렵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가 받는 충격은 더욱 클 수 있다. 이미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1%와 1.4%로 하향 조정했고,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경우 0.2%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를 내야 한다. 공포가 최대 경제의 적이다. 정부가 확고한 리더십으로 명확한 방향을 잡아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은다면 이번 위기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유례없는 비상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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