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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신뢰도 말고 꼴찌가 하나 더 있었다

    [한선의 미디어전망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6월 공개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 국가별 지역뉴스 관심도. 한국(12%)이 대만(17%)보다 한단계 아래로 40개국 가운데 꼴찌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만은 경상도 크기만하다. 우리나라의 3분의 1쯤 되는 대만보다 우리나라가 더 중앙집중적인 나라일까? 지난 6월 공개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뉴스 관련 지표를 살펴보다가 스친 생각이다.

     

    연구소가 해마다 발표하는 조사에서 그간의 주요 관심은 과연 우리나라가 뉴스 신뢰도 꼴찌를 탈피할 수 있는지였다. 안타깝지만 올해도 한국은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씁쓸하기 이를 데 없는 결과였는데 이보다 나의 눈길을 더 오래 붙잡은 것은 지역뉴스 관련 지표였다. 지역뉴스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12%)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나라가 바로 대만(17%)이다.

     

    사람들이 지역뉴스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연구소는 정치지형 즉 조사 대상국이 중앙집권형인지 아니면 지방분권형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석했다. 가령 지역뉴스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한 나라는 브라질(73%), 스페인(62%), 독일(54%), 미국(48%) 등 연방제나 지역의 자율성이 높은 나라다. 반면 영국(31%), 프랑스(31%)처럼 중앙집권형인 국가에서는 지역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대폭 낮아진다. 그래도 이들 나라는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지역뉴스에 관심이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지역신문을 믿지도 않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조선일보>(33%)는 전국 규모의 매체들 가운데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역신문(31%)은 이보다 더 낮았다. 지역뉴스에 관심도 없고 지역신문을 믿지도 않는다. 정치, 경제, 문화, 행정 등 그야말로 모든 자원이 서울에 집중된 탓에 미어캣처럼 눈과 귀가 서울에 쏠려 있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래서 최근 시작된 행정수도 이전 논의는 단지 청와대와 국회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을 설계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국가균형발전 논의도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결정하는 작업이 아니라 서울에 초집중된 권력의 분산, 그러니까 ‘지방분권’을 완성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지방분권 논의의 한 축은 마땅히 지역미디어 관련 논의가 담당해야 한다. 막중한 권한과 책임의 지역 분산은 지역미디어의 비판과 견제 기능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미디어 관련 논의가 지역언론의 시장 실패를 보완해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미디어에 지원하자는 제도와 정책에 누가 동의하겠는가? 논의의 출발은 자명하게도 지역미디어 스스로 신뢰 회복을 위한 자성과 변화에 있을 것이다.

     

    사족 하나 더. 궁금증이 발동하여 찾아보니 지역미디어에 관한 신뢰 있는 기관의 종합 실태조사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2015년 신문만을 대상으로 신뢰도 조사를 한 것이 유일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에서 말하는 지역신문도 조사 대상 국가에 따라 마을 단위의 공동체 미디어부터 대도시 단위의 지역언론에 이르기까지 매우 이질적인 미디어를 포괄한 것이다.

     

    지역뉴스가 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지, 지역 정보와 뉴스는 어디에서 얻는지 신문, 방송, 소셜미디어 등 모든 미디어를 망라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여줄 기본조사부터 절실해 보인다.

     

     한선ㅣ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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