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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공원 어떻게 가꿔야 하나](5)광주향교와 사적비군
    학문 선도·의병 규합 ‘역사교육 산실’
    ‘1읍1교’ 1398년 국립 교육기관 설립
    호남지역서 일제 항거 결의 실천 거점
    문턱 낮추고 시민 문화향유 공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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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교’(鄕校)는 옛 고을마다 세워진 공립학교다. 1읍 1교 원칙에 따라 지어졌으며, 고려 전기에 건립되기 시작해 성리학이 들어온 고려 말기나 조선 전기 전국 모든 고을에 들어섰다. 공자의 뜻을 기리고 유교사상을 널리 전파하는 곳이다.

    광주향교는 1398년(태조 7)에 공자를 비롯한 4성(안자, 증자, 자사, 맹자)과 송조2현, 신라2현, 고려2현, 조선14현의 성현께 배향하고, 지방 백성들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국립 교육기관이다. 광주 최초의 근대학교와 대학교의 역할을 했다.

    당초 서석산 장원봉 아래에 창건됐으나, 호환(虎患·호랑이에 당하는 화)으로 동문 안으로 이전했지만, 잦은 수해로 인해 1488년(성종 19)에 현감 권수평이 현재의 위치로 이건했다. 공부하는 강당인 명륜당을 앞쪽에, 성현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인 대성전을 뒤쪽에 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하고 있다.

    갑오개혁 이후 광주의 첫 근대학교인 ‘관찰부공립소학교’(현 광주서석초등학교)가 설립될 당시, 광주향교의 사마재 건물을 임시 교사로 삼았다. 이후 일제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대학이 설립된다. 광주유림들이 주축이 돼 ‘호남대성회’를 조직하고, 본부를 광주향교에 뒀다. 대학 설립운동을 통해 사직동에 ‘대성대학’을 세우고, 임시 캠퍼스를 광주향교에 뒀다. 이듬해 광천동에 교사를 신축하고 이전했다.

    향교는 지역 교육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정치 공론장으로도 활용됐다.

    1895년 8월 호남유림을 대표하던 기우만(1846-1916)은 기삼연, 고광순, 김익중, 고기주 등과 국모를 시해한 원수를 갚고 나라를 구원하자고 논의해, 나주·장성·담양 등 호남의병을 광주향교에 집결토록 했다. 도성으로 북상하며 전국의 의병을 규합, 나라를 구하자는 뜻을 모으고 결의를 실천했던 장소였다.

    한말 항일 의병이 일어날 때에 광주향교에 의병 지도부가 설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광주향교 유림들은 친일적인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 1924년에 ‘전남유도창명회’란 단체가 광주향교를 본부로 두고 유림들이 중심이 돼 조직됐다.

    현재 광주 남구 구동에 자리한 광주향교는 한 해에 1만5천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드나드는, 전국 향교 중에서도 최고수준의 방문객 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선 성현들의 사상을 기리는 것은 물론, 유교대학과 유학대학, 한문대학을 운영하며 유교의 전통 사상과 한문의 정수를 교육하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선 연간 30여회의 전통혼례가 치러져,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은 물론, 현대인들에게 우리 혼례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전승한다.

    광주향교 위치를 기점으로 동쪽 언덕에는 사적비가 대거 건립돼 있다. 광주 시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26기의 사적비를 1957년 광주공원 입구로 옮겼다가 1965년 다시 현재의 위치에 집단 건립한 것.

    이곳에는 도원수 권율 창의비, 어사 조헌 의적비, 서헌거사 안규용 의적비가 세워져 있으며,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홍난유, 윤웅렬, 이근호의 단죄비가 있다.

    홍난유는 1905-1912년 광주군수를 하며 총독부의 정책을 홍보한 친일 인사이며, 윤웅렬은 전라도 1대·4대 관찰사를 하며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인물이다. 이근호는 을사늑약 5귀로 불리던 이근택의 오형제 중 장남이다.

    사직문화보존시민모임 등 민간 단체들은 2014년부터 이들에 대한 선정비를 뽑고 단죄비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친일 행각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비석을 훼손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친일 인사들의 선정비를 눕히고 단죄비를 설치하는 등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선 바 있다.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는 “광주향교는 지역 교육을 선도한 학문의 원천이자 일제에 항거한 호남의병들의 집결지로 활용되는 등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며 “광주향교가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행사를 열어 세대를 불문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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