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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두룩한 친일잔재 흔적… ‘살아있는 역사교육으로’ 활용

     

    광주시 '친일잔재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
    비석·문화재·인물 등 폐기보단 왜곡 사실 바로 잡아야
    친일파 작곡 광주일고 교가 등 변경 유도·지원책 필요
    네거티브 유산·다크 투어리즘·근대 역사투어 등 제안

     

    작성자 주정화 기자

    등록 : 2019년 1월 9일 오후 7:11 / 수정 : 2019년 1월 9일 오전 10:50

     

    5·18사적지 제26호인 505보안부대 옛터. 뉴시스

    5·18사적지 제26호인 505보안부대 옛터. 뉴시스

     150여 명에 달하는 광주.전남지역 요직에서 활동했던 ‘친일 인사’들과 이들을 기리는 비석이나 문화재, 건축물, 지하시설 등 지역 곳곳에 청산되지 않은 친일 잔재들은 여전히 수두룩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친일잔재 조사 태스크포스(T/F)팀’은 이런 친일잔재를 놓고 ‘폐기’와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한 결과, 무조건 철거가 아닌 잔재물을 통한 반면교사(反面敎師)를 후세에 전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T/F팀 책임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김덕진 광주교육대 교수가 9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친일잔재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밝힌 식민잔재 처리 방안이다.
     
     ●지역 친일잔재물 활용 방안은?
     광주공원 광주신사 계단, 송정공원 금선사와 나무아미타불 탑, 박석현 목사 순교비, 친일인물 작곡 교가, 각급 기관 홈페이지 친일인물 소개 등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친일잔재물이다.
     김덕진 교수 팀은 친일 관련 유형 자료를 없애는 것보다는 올바른 역사 사실을 함께 기술하고, 교훈으로 삼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친일인물에 대한 법률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감춰버리는 것보단 친일행적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송정공원 금선사의 경우 ‘용도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유 재산이자 종교시설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현재 소유자와 협의해 대웅전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송정신사 배전 건물 등을 ‘일제 신사참배에 대한 역사 교육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전국적으로 일본식 목조 신사 건물이 남아있는 사례는 거의 없어 ‘살아있는 역사교육 교보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친일인물이 작곡한 교가는 ‘변경 유도’를 고려하고 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독립운동 및 식민잔재 청산에 대한 전국민적 호응이 높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광주시교육청이 연계해 국(공)립 학교 교사부터 먼저 구성원들의 의견수합 과정을 거쳐 변경을 시도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의 교가(친일 작곡가 이흥렬) 변경을 가장 먼저 유도하기 위해 광주시와 시교육청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시청, 도청, 시.도교육청, 법원 등 각급 기관 홈페이지 등에 친일인물이 소개될 경우 그들의 친일행적에 대한 소개를 함께 명시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단, 대부분의 홈페이지에서 이름만 짧게 적혀있기 때문에 ‘친일인물’이라는 표시와 함께 더 알고 싶은 사람은 링크를 통해 별도 소개 홈페이지로 유도하고, 친일 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단죄비’ 설치 의무화도 제안했다.

     ●네거티브 유산.다크 투어리즘
     또 다른 친일잔재 활용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건 ‘네거티브 유산’과 ‘다크 투어리즘’이다.
     네거티브 유산은 불명예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역사 교육으로 활용하게 될 경우 △성공한 역사 속에서 교훈을 삼는 것 △실패한 역사 속에서 교훈을 삼는 방향이 전제돼야 한다. 대신 상업적 목적 감추기, 교육적 가치 함유, 공감각의 활용 등을 유의해야 한다.
     네거티브 유산을 기반으로 한 관광의 활성화는 상업적 목적과 비상업적 목적이 혼재돼 있다. 이 과정에서 상업적 목적을 중심으로 활용이 이뤄질 경우 불행한 사건을 왜곡하거나 호도할 수 있기에 교육적 가치마저 훼손될 수 있어서다. 또 인류의 실패와 잘못을 반성함으로써 후대에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 뚜렷한 교육 목표와 의도성을 지니고 접근해야 한다.
     다크 투어리즘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가장 대표적인 국내 다크 투어리즘은 서대문형무소, 제주 4.3, 광주 5.18 등을 활용한 역사 체험 학습이다.
     실제 국내.외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크 투어리즘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사례 간의 연계, 스토리텔링, 홍보와 교육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다크 투어리즘에 해당하는 주요 사례와 대상들을 하나로 묶어 도시 내 존재하는 사례들의 연계가 필요하고, 정보전달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근대 역사투어 등 기대효과
     현재 광주지역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시설물 중 임동 방직공장과 송정공원 금선사, 양림동 방공호를 활용하는 방안과 ‘광주 근대 역사 투어’도 모색 중이다.
     송정공원 금선사는 일제 강점기 시설 조선인에 대한 신사 참배 강요 정책과 참배 거부 움직임에 대한 역사 교육시설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남구 양림동 방공호도 일제 강제 노역과 착취, 전쟁의 공포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교육 시설로 활용 가능이 충분하다.
     외부 구조물 또는 건물을 통하는 전시관을 만들고,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만들어진 벙커 내부를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광주 근대 역사 투어’ 예상 경로는 사월산 벙커를 시작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뒤편 벙커, 양림동 일대 개화기 지역, 양림동 벙커투어, 광주 근대 산업박물관(가칭.임동 방직공장)이다.
     김 교수 팀은 “근대 초 광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광주지역의 경제성장 동력이 사업가와 자본가가 중심이 된 것이 아닌 노동에 직접 참여한 광주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일제 치하 노동력 착취의 증거물인 벙커들을 통해 일제 지배의 반인권적 행태를 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기대효과도 상당하다.
     5.18 이외의 광주의 역사에 대한 재조명이 가능하고, 폐공장 지대에 가까운 전방지역의 활성화, 재부흥 돼 활성화 된 공간의 치안 상승, 예술가들의 활동 영역 보장 및 확장 등이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광주 친일잔재 T/F팀의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친일잔재 청산 및 활용방안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정화 기자 jeonghwa.jo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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