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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마을을, 마을에 학교를 / 서순복
    2021. 09.26(일) 20:25

    서순복 품자주자시민들 대표회장 / 조선대 법학과 교수


    흔히 인용하는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보는 데는 가정과 이웃을 포함해 지역사회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학교폭력이나 청소년흡연이 무관심과 소외 속에 일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지역사회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나아가 학교 주변에 안심하고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유해한 위락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며, 아이들에게 해로운 먹거리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 학교 교육과정의 궁극적 목표는 민주시민의 양성이라고 할진대, 학교교육이 지역사회와 유리되어 전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사회과 교육에서는 말이다. 마을의 유래를 포함해서, 마을이 갖고있는 문화유산과 아이들이 사는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인물들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아이들도 지역에 대한 애정과 사랑도 커갈 것이고, 학교를 졸업하고 봉사해야 할 지역사회 공동체에 관심과 안목도 늘어날 것이다. 다시 말해 학교에 마을이 들어와야 한다.


    근래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학교 교육의 혁신을 주민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로 파악하고, 마을 연계 학교 정책을 사회혁신의 일환으로 보고, ‘마을만들기’ 활동의 범주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과정에서 영유아 보육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 교육의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등장하고, 아동과 청소년의 문제가 마을만들기의 중요한 계기로 되고 있다. 한편 2019년 서구 금호1동 주민자치회가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소통 화합 협력의 주민자치를 내세우고, 기존 아파트총회가 아파트 자체의 건의사항과 기성세대 위주로 마을의제가 도출되는 아쉬움을 극복하고 마을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기 위해 학교별 마을총회를 실시한 것이 돗보였다. 민(주민자치회, 동보장협의체, 자생단체 등), 관(구청, 행정복지센터 등), 학(금부초교, 금호중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의제들이 도출되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예컨대 학생들만의 취미생활과 수다도 풀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는 학생들만의 쉼터 조성이 마을의제가 되고, 학교 오가는 길에 담배꽁초가 없고 담배연기가 없는 쾌적한 학교주변 조성이 마을의제가 된 것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이뤄냈다. 광주의 마을교육공동체 기본방향도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여 마을주민들의 다양한 재능과 마을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가 되고 마을과 지역 사회의 배움을 통해 미래사회에 걸맞은 인재로 키우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어야 한다.

    지방자치가 민주주의 학교요 민주주의의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장치라고 일찌기 브라이스는 설파하였다. 왜냐하면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공동체에서 마을의제에 대해 합리적 토론을 토대로 양보와 타협을 하고, 그 합의된 사항을 지방정부와 교섭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의사결정 등 민주적 절차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방정부 정책과정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되고 지방정부 역할에 비판적 안목으로 접근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게 된다.

    마을이 학교라고 한다면 이상하게 들릴까. 민주주의는 저절로 되는 게 결코 아니다. 주민이 태어나면서부터 민주주의를 익힌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마을공동체가 민주주의 학교다. 생활속 민주주의 훈련을 마을에서 구체적으로 몸소 익혀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거치면서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주민자치는 민주주의 실천의 구체적 장인 생활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주민자치회가 2013년 시범사업을 거치고 시행해온 지 이제 10여년이다. 갈 길이 멀다. 한국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뤄졌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삶의 현장인 마을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마을에 민주시민교육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하지만 마을단위에서 자체교육은 어렵다. 시민사회단체와 자치단체와 평생교육기관이 힘을 모으고 정성을 모아야 한다. 민주주의 나무는 희생과 봉사와 사랑을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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