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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날짜 : 2019. 08.29. 18:59

     

     

     

     

    몽골에 뜬 별

     

     

     

    주홍
    샌드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치유예술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몽골 국제여성미술제에 참여하기 위해 작품을 준비했다. 올해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고 나는 올해의 작업 주제를 ‘해방’으로 잡고 있었다. 특히 해외 전시에서는 정체성이 드러나야 한다. 그런 와중에 ‘NO아베!’의 바람이 불었다. 전쟁과 약탈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정부, 국제여성미술제 오픈행사에서 독립과 해방의 메시지를 음악과 춤이 결합된 퍼포먼스로 표현하기로 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준비했다.

    홍성담의 오월판화 글 - ‘암매장’에 승지나 작곡으로 ‘아무도 몰라’라는 곡이 만들어졌고, 노래는 이선영이 불렀다. 길이 4m·폭 3.5m의 흰 천막 천에 안중근의사의 손도장을 패러디하여 엄지손에는 김구선생님, 검지에는 윤상원열사, 중지에는 안중근의사, 마디가 잘린 약지와 새끼손가락에는 윤봉길의사와 유관순열사가 그려졌고, 손가락 중간 마디에는 혁명가 체 게바라와 이매진을 불렀던 존 레논이 그려졌다. 손바닥에는 1919년 3.1운동의 장면과 홍성담의 오월판화 대동세상의 이미지가 담겨있었다. 이 패러디 작품은 팝아트작가 고근호 작가가 제작했다. 그리고 2m 스판텍스 흰 자루를 준비했다. 이 자루는 내가 들어가서 ‘자궁의 춤’을 추기위해 준비한 것이다.

    한국과 몽골 작가들을 비롯하여 베트남, 미얀마, 대만,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작품을 들고 참여했다. 오픈 당일이 되자 정말 많은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전시장 중앙에 안중근의사의 손도장 패러디 작품을 깔고 ‘아무도 몰라’라는 음악에 맞춰 스판택스 보자기에 들어가 자궁의 춤을 췄다. 아무리 역사 속 진실을 묻어버리려고 해도 반드시 진실은 깨어난다. 그리고 독립군의 영혼들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현재형으로 해방의 춤을 추리라. 내가 흰 보자기에서 나와 느린 춤을 추며 걷자, 의식을 치루 듯 주라영, 노정숙, 승지나, 이선영 작가가 안중근의사의 손 위에서 함께 춤을 췄고 외국작가들도 따라 함께 참여했다. 관객들은 숨죽이고 지켜보며 그 내용을 궁금해 했다. 우리들은 국제여성미술제에 ‘자궁의 춤-해방’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여성작가전 오프닝을 마치고, 남성작가들의 전시회장인 칸 은행 미술 갤러리로 이동했다. 와인파티가 준비되어 있었고 스케일 있는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오픈식에는 특별한 무대가 준비됐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1천번의 평화의 날갯짓을 실행하고 있는 학춤의 대가 박소산 선생이 오픈식에서 의식을 치루는 퍼포먼스를 했다. 갓에 흰 두루마기의 복장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옷자락에는 그동안 500회를 넘기며 평화의 날갯짓을 하는 동안의 고된 흔적이 두루마기 자락에 튀겨진 먹물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학이 높이 날아가듯 높이 뛰는 도약은 정말 가벼웠고 힘찼다. 마치 우리민족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이끌고 새롭게 문화적 도약을 하듯 전율이 느껴졌다. 와인 잔을 들고 있던 관객들은 그 한국적인 춤에 매료되어 바닥에 앉아 몰입하고 있다가 춤이 끝나자 잔을 부딪치며 건배했다. 이 평화의 학춤은 바람 부는 몽골의 초원에서도, 비가 쏟아지는 징기스칸 광장에서도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하늘을 향해 기원하듯 날갯짓을 펼쳤다.

    그동안 몽골초원과 사막의 별을 보러가는 여행을 꿈꿨다. 그런데 국제전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기회가 온 것이다. ‘사막의 별은 얼마나 총총하고 가깝고 온 세상 가득한가!’ 그 별 아래 누워 돈 멕클린의 노래 ‘빈센트’를 듣고 싶었다. 세상의 별이 아니라 ‘천상의 별’을 보며 노래하고 춤추려고 했다. 그런데 아베가 불을 지폈다. 우리가 진짜 독립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독립을 외치며 산화한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김구… 그리고 민주와 평화를 꿈꾸며 투쟁했던 별들을 가슴에 품고 몽골에 간 것이다. 거친 바람 부는 초원과 사막에서 역사의 별이 된 그들과 교신했다. 4m의 천막 천에 별들의 이미지를 새겨 광활한 실크로드 길 위에서 펼치며 ‘대한민국 만세!’를 목이 터지게 외쳤다. 거친 바람을 타고 낙타도 듣고, 초원의 말들도 듣고, 다람쥐도 듣고, 하늘의 독수리도 듣고, 원시적인 들꽃들도 듣고, 하늘에 총총히 박힌 빛나는 별들도 듣고 함께 외쳤다. 강대국의 파렴치한 외압 속에서 진정한 독립에 대해 생각해보고,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중에서 ‘문화의 힘’을 다시 생각하는 별이 빛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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