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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박홍근(건축사·포유건축 대표) 부운영위원장, 광주 총괄 건축가 제도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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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주 총괄 건축가 제도에 거는 기대
2019년 05월 01일(수) 00:00
총괄 건축가 제도는 건축 기본법에 근거한 민간 전문가의 공공 행정 참여 제도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고, 부산시도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광주시도 지난달 23일에 초대 총괄 건축가로 함인선 교수를 위촉했다.
총괄 건축가는 도시·건축 전반에 대해 시장(市長)을 보좌한다. 도시·건축 공간 정책 수립 및 사업의 기획, 발주에 대한 총괄 조정 및 자문, 우수 공공건축물 건립을 위한 조정 및 자문, 도시 공간 환경 조성 사업 추진 부서 간 상호 협력 및 협업 추진 등 도시 공간 환경 조성 사업 전반에 대해 총괄 기획 및 자문 역할 등을 수행한다. 이런 목적의 광주시 총괄 건축가 제도가 의도한 바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바람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첫째는 시장의 철학과 열망이다. 시장은 도시·건축 정책과 전략, 방향에 대해 총괄 건축가와 수시로 만나 이야기해야 한다. 때론 정치적 선택도 하지만 광주의 지속적 경쟁력을 위한 철학적, 과학적, 전략적 판단에 따라 어려운 결단도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정책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뿌리 내리게 지원할 별도 행정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제도의 목적에 부합된 역할을 총괄 건축가가 수행하려면 부시장급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다양한 입장의 관련국 업무를 조정 할 수 있는, 그에 상응하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 시장은 4년 임기, 총괄건축가는 2년 임기의 계약직(?)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된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구조다. 시장과 총괄 건축가가 설정한 방향을 지원할 조직 없이 몇 사람이, 또는 관련 부서의 담당자가 지원하는 행정 업무만으로는 무늬만 총괄이지 느슨한 자문 수준의 역할을 벗어날 수 없다.
둘째는 총괄 건축가의 역량과 열정이다. 이미 검증된 분이기에 그분의 건축적 역량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광주에 대한 탁월한 사유의 시선과 열정이 요구된다. 이를 통한 광주 도시·건축 전략 수립, 추진, 조정 등의 역량을 기대한다. 광주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본질, 매력, 잠재력, 문화력, 도시 풍경 등등을 어떻게 건축을 통해 광주만의 경쟁력으로 만들어갈 건인지에 대한 비전과 실천 전략, 그리고 실천을 기대한다. 별것 아닌 것을 별것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 늘 가까이 있어서 가치를 놓친 것이 있다면 이를 찾았으면 한다. 지금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은 차후 지역 문화 유산이 되게 만들 수 있었어야 한다. 단기간에 이룰 수는 없다는 것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총괄 건축가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역량과 열정을 솟아주길 기대한다.
셋째는 시민, 지역 전문가의 관심과 참여다. 도시·건축 정책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 외국의 높은 건축 문화와 예술 수준을 부러워하면서 현재 우리에게 없는 유산을 조상 탓, 남 탓만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는 우리와 이 지역에 살 후손들을 생각해야 한다. 물려줄 문화 유산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높은 시선의 문화력이다. 관심과 참여다. 행동력이다. 서로 공부하고 토론하고 가치를 공유해서 광주 건축 문화 유산을 만들 수 있도록 정치권과 시장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지역 전문가들도 같은 마인드로 함께하며,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시의 수준은 시민의 수준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빨리 그리고 멀리 가려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시장, 총괄 건축가, 시민, 전문가들은 각자 ‘좋은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한 명 한 명의 작은 판단과 실천이 곧 조직의 판단력과 실천력이 되고, 나아가 시민의 이익과 광주 경쟁력에 영향을 준다는 소명 의식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역량 있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앞으로 살 시민에게 도시에 대한 자긍심과 건축 문화 유산이 많은 도시 풍경을 선물할 수 있기를 총괄 건축가 제도를 통해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