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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시평- 다시 일깨워 준 '기록'의 중요성

    입력시간 : 2019. 03.04. 00:00

    김성 광주대 초빙교수

    3·1운동과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성대한 행사가 진행 중이다. 광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만세운동 재연행사가 열리고, 친일잔재 청산보고서도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졌던 3·1운동과는 다른 내용의 '광주·전남 3·1운동 재평가'라는 학술세미나와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세미나도 열렸다.

    광주3·1운동, '구국'과 '민주화'의 연결점



    우리 호남의 구국운동은 역사가 깊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기록한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가 없었을 것이다)처럼 활발한 의병활동을 벌였으며, 조선 말에도 호남 의병활동이 전국 항일의병활동의 60%를 점할 만큼 많았다.

    호남에서의 1919년 3·1운동은 이 의병 정신을 이어받아 1929년 광주에서 첫 횃불을 올린 학생독립운동으로, 1960년 4·19의거로,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으로 연결 되었다.

    그런데 이런 호남의 긍지에 찬물을 끼얹은 일이 벌어졌다. 무등일보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 20일 내놓은 '삼일운동 데이터베이스' 에서 3·1운동 당시 광주·전남의 시위 건수와 인원, 사상자 등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무등일보 2월 26일자 1면 톱기사)

    3·1운동 당시 광주·전남지역 시위는 36회(전국 시위의 2.1%), 참여인원 최대 9,030명(전국의 0.9%)에 불과하고, 사망자 발생 시위건수는 하나도 없어 전국에서 가장 시위가 약한 곳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박해현 초당대 초빙교수는 "투옥자 숫자가 전북 230명(5.2%), 전남 162명(3.7%)으로 전국 수감자의 8.9%나 차지해 시위숫자도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920년 박은식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는 호남시위는 88회에 연인원 10만2,300명이었고, 1952년 정부조사 '3·1운동 피살자 명부'에 전남 지역 인사 87명이 들어있으며, 1972년 '독립운동사'(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 편찬)에도 전북 50여 곳, 전남 53곳에서 각각 수만 명이 참여하였다고 기록됐다면서 "조선총독부가 의도적으로 축소·조작한 문서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기록'은 역사 분석에 중요한 자료이지만 한편으론 왜곡된 '기록'을 조심해야한다. 3·1운동 10년 뒤인 1929년 일어난 광주학생독립운동 역시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비밀보고서에 따라 전국 194개교에 5만4,000명이 참여한 걸로 알아왔다. 그런데 2006년 광주시교육청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조사한 결과 320개교로 늘어났다. 참여자수는 남북 분단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39년 전 5·18 광주민중항쟁도 마찬가지다. 1990년 국회 광주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진상규명조사보고서'를 작성했지만 거대 여당인 민자당은 채택을 외면했다. 검찰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오락가락하다가 1995년에야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로 전·노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되고, 대법원 유죄판결로 마무리 됐다, 만약 1990년 이 조사보고서가 채택됐더라면 오늘날과 같이 북한군 침투설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들이 나돌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거창한 이벤트보다 민간은 '연구'로, 지방정부는 '지원'으로 조선총독부 '기록'보다 훨씬 정확하고 광범위한 '실상'을 확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입으로만 배일(排日)을 외치면서 기록은 '옛것'을 인용한다면 우리는 후손이나 일본으로부터 "식민지에서 벗어난지 1세기가 지나도록 여전히 '일본 자료'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조롱을 받을 게 분명하다.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지방정부와 교육기관도 헛짓만 하다간 '친일잔재방조죄' 처벌을 받게 된다.



    일본의 조롱거리 안되게 民官 함께 나서야



    호남부터 실천해야 한다. 단편적으로나마 기록됐을만한 시·군사, 교지(校誌), 향토사, 개인일지 등 모든 사료(史料)를 조사·분석하고, 인물평전, 회고록 발간사업을 전개하여 '기록'을 근거로 오류를 시정하는 것이 오늘날 100주년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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