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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림의 차이나 4.0] 바다 위의 도시, 상하이의 빛과 그림자-조선대 중국어문화학과 명예교수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상하이의 코로나 확산 상황이 심각해서 도시가 전면 봉쇄에 들어갔고, 이후 봉쇄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야기되어 보름 만에 절반 정도의 지역은 해제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의 봉쇄는 상하이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중국에 영향을 미친다. 경제와 무역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봉쇄가 장기화되면 상하이의 경제는 6% 가량 위축되고, 이는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의 2%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500만여 명이 살고 있는 도시를 봉쇄한다는 것은 강력한 통제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경제적 피해, 정치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하는 데 대해 아무리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해 온 중국 당국이라 해도 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로 인해 여러 추측들이 대두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시진핑 주석이 3차 연임을 순조롭게 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추측이다. 즉 태자당의 대척점에 있는 상하이방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하이 봉쇄 이전부터 이미 시주석의 3연임은 명시화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는 2021년 11월에 개최된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에서 통과된 ‘제3차 역사결의’에서 드러난 바 있고, 올가을에 열릴 예정인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결정될 때에 총서기로 재선출될 것으로 오래 전부터 예상되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흔히 ‘근대 백 년 중국의 역사를 알려면 상하이를, 천 년의 역사를 알려면 베이징을, 오천 년의 역사를 알려면 시안을 방문하라’고 말한다. 외국의 정상들이 처음 중국을 국빈 방문할 때면, 맨 처음 서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에 상하이를 거쳐 귀국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중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시안에서 느끼게 하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주눅이 들게 한 다음, 베이징의 위용을 과시하고,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상하이의 발전된 면모를 보고 귀국하게 하는 셈이다.


    시안이나 베이징과 비교하면, 상하이는 가장 늦게 도시가 형성되었다. 원나라 때 정식으로 상하이현이 설치되었으나, 청나라 중엽까지 인구는 대략 30만 명 정도에 불과한 한적한 포구였다. 상하이가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아편전쟁(1840)의 패배로 인한 부산물이다. 1942년 난징조약이 영국과 청국 사이에 체결되고, 상하이가 개항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초대 영사였던 조지 볼브와는 황포강 연안의 황막한 갯벌 땅을 영국 상인들이 거주하면서 장사할 수 있는 용지로 확보했고, 이곳이 점차 영국 조계지로 형성되면서 근대적 도시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상하이는 급속하게 서구 문명이 수입되고, 산업도시, 국제도시가 되었다. ‘십리에 걸쳐 서양 상점이 늘어서 있는’ 동양의 파리이자 극동의 진주라는 명칭이 이를 대표한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한 노동자층이 형성되어 노동운동의 중심지이자 중국 공산당이 1차 당대회를 개최한 도시이기도 하다.

    상하이를 통해 중국은 처음으로 19세기 유럽의 치외법권, 군함 외교, 외국인 조계지와 침략이라는 경험적 교훈을 받아들였다. 상하이는 전통 중국 문명과 서구 문명이 공존하는 곳이었고, 양자의 접촉 결과와 중국의 반응은 바로 상하이에서 맨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대 중국은 바로 여기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 공·상업 도시가 되었기 때문에 “교활하고 오만하고 잇속에 밝고 이익만 챙기고, 자기 멋대로이고 배타적이고 지도자들을 아니꼽게 보고, 정치에는 무관심하고 단체에 대한 귀속 의식이 없으며, 냉담하고 소심하며 유행을 좋아하고 가볍고 경솔하고 이기적인 속물들”이라는 비판을 상하이인들은 받기도 한다.

    그러나 상하이인들은 글로벌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가 가장 선진적이고, 기존 관념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으며, 도시인의 기질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상하이가 오늘날 일인당 소득 2만 불 이상을 자랑하는 경제 수도로 성장한 것은 ‘개방은 생존과 진보이고, 폐쇄는 사망과 후퇴’라는 관점을 실천했기 때문일 것이다. 봉쇄로 코로나가 완전히 극복될 것인지는 의문이나, 상하이가 다시 개방의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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