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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광주, 자전거 그리고 의문점

    이현식 재단 편집위원

     

    ‘광주의 아침’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승용차,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사람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도로 위 자동차들의 분주함. 이런 것들이 생각나는 건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다 문득 의문이 생깁니다.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우리처럼 자동차에 의존적일까? 그들도 출근길 하면 떠오르는 첫 대상이 과연 자동차일까? 궁금해진 저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찾아 보았습니다.

     

    유럽의 몇 나라와 이웃나라 일본의 출퇴근시 자전거의 교통분담율을 검색해 봅니다. 자전거가 도로에서 부담하는 인구이동 분담률이 네덜란드 27%, 덴마크 16%, 독일 10% 그리고 일본은 14%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에 불과합니다. 경제규모 면에서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저 나라들과 대등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자전거의 교통분담율 부분에서는 이 나라들에 크게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비치는 도시의 모습도 다릅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나 덴마크의 코펜하겐의 아침 출근길 모습을 보면, 그곳의 도로는 자전거로 가득합니다.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장을 보며,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자전거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자전거 전용 신호등과 주차 공간도 적재적소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와 자전거는 도로 위에서 대등하고 평화롭게 공존합니다. 반면, 우리 광주의 모습은 다릅니다. 자전거 도로는 일부 공원이나 특정 구역에만 존재하며, 자전거 이용자들은 도로 위에서 자동차와 경쟁하듯 곡예 운행을 해야 합니다. 자전거 도로 간의 연계성도 부족해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일명 끌바를 여러번 해야 합니다. 그 결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고 자전거는 주로 주말이나 여가 시간에 운동을 위해 사용하는 레져 수단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를 되짚어 생각해보다 또한번의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우리 광주는 대한민국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더 나은 자전거 행정을 펼치고 있을까?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다 광주의 지역신문인 ‘광주드림’의 한 기사에 눈길이 갑니다. 다음은 2024년 5월 30일자 기사 “광주 ‘타랑께, 대전 ’타슈‘가 부러워”의 일부입니다.

     

     대전시의 공영자전거인 ‘타슈’의 누적 회원 수가 41만 명을 넘어섰다. 144만여 명의 대전시민 3명 중 1명꼴로 타슈를 타고 다닌 셈이다. 광주시의 인구도 대전과 유사한 141만여 명이지만 타랑께 가입자수는 4만 명에 그친다. 두 지역은 인구수, 도시의 면적, 자전거도로 규모면에서도 비슷한 여건인 반면 공영자전거의 이용자 수는 10배 이상 차이난다. 일 평균 이용객도 40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무엇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었을까? ...(중략)... 도시의 면적도 광주 501㎢, 대전 540㎢다. 자전거도로도 광주 299개 노선에 663.5㎞, 대전 314개 노선에 823.2㎞로 지역의 기초 환경 자체는 유사하다.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대전시가 자전거에 대한 의지가 뚜렷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략)

     

    시민들이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자전거 편의성 측면의 행정뿐만 아니라 레져 관련 자전거 분야에서도 광주는 타지역에 비해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레져용으로 만들어진 전국의 자전거도로 중 광주시와 관련된 ‘영산강 자전거도로’의 관리상태는 전국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이미 악명이 높습니다. 전국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사이트에는 ‘영산강 자전거길’ 이용과 관련된 경고글들이 많습니다. 영산강 자전거길 133km 대부분의 도로 상태가 로드자전거를 타기에는 부적절한 정도라거나(우리나라 레져용 자전거의 양대 분류는 Road와 MTB 자전거임. 현재 바퀴가 얇은 로드자전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함) 영산강 자전거길을 종주한 후 타지역 종주에 비해 나쁜 도로 상태 등으로 좋지않은 기억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영산강자전거길 전체가 광주시의 관리대상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영산강 자전거길의 관리상태가 타지역 사람들에게는 광주에 대한 첫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똑같은 영업시설과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인데 40배의 매출 차이가 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 피해는 누구의 몫이며,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광주에서 자전거, 그 두 바퀴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 건강하고, 더 환경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선진국의 자전거 문화를 통해 우리는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이 광주의 자전거 정책 담당자들에게 당근과 채찍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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