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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달의 칼럼 12월호] 

     

     

    전두환은 진짜 죽었을까?

     

     

    주홍(치유예술가, 샌드애니메이션 아티스트)

     

     

     11월 23일, 불법 군부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죽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죽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영원히 죽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히틀러, 전두환처럼 악랄한 권력자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을 총칼로 학살하고 권력을 잡은 독재자가 죗값을 치르지 않고 반성도 없이 잘먹고 잘살고 거짓말만 하다가 죽은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적어도 히틀러처럼 그 악마적 실상이 정리되고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전두환이 광주만 지옥으로 만들었을까?

     

     전두환은 대통령 시절, 독재 폭압 정치의 대명사다. 1980년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권력을 잡은 후, 언론을 통폐합시켜 뉴스를 켜면 “전두환 대통령 각하 어쩌구 저쩌구 하는 뉴스로 시작해서, 한편 이순자 여사는 시시콜콜어쩌구...” 하면서 마무리되는 뉴스를 일방적으로 틀어 댔다. 매일 밤 아홉시뉴스를 시작하자마자 그 뻔뻔한 얼굴을 내밀며 악수하고 걸어 다니는 쇼를 매일 TV에서 볼 수 밖에 없었기에 ‘아홉시탈렌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전두환은 부당한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의’라는 단어와 ‘정화’라는 단어가 들어간 사회운동을 조직적으로 만들어서 폭압정치를 시작했다.

     

     정의사회 구현, 사회정화 등을 내세워 ‘인간청소’에 박차를 가했다. 가난한 사람들, 거리의 부랑인들을 전두환 동생 전경환 측근 복지시설이나 기관에 잡아들여 가두고 굶주림, 폭력과 강간, 살인이 가능하도록 뒷배가 되어주었다. 당시에 길을 잃은 아이들이 경찰에게 찾아가 길을 물으면 경찰은 집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형제복지원’이라는 부랑인 복지 시설에 데려다주고 돈을 받아 챙기고 그 경찰은 승진했다고 한다. 부산 형제복지원은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 숫자로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돈을 지원받는 복지기관들, 그 악의 고리의 우두머리가 전두환이었다. 길을 잃은 아이가 재수없으면 형제복지원에 끌려 들어가 굶주리며 매를 맞고 실종되었다. 삼청교육대와 형제복지원 같은 기관을 통해 인간청소를 했고, 돈을 벌었다. 대표적인 인물로 형제복지원 재단 이사장 박인근은 사회복지사업의 거물이었다. 살인을 하고 인권을 유린하면서 모은 은익재산이 1000억원 이다. 부산 형제복지원은 4300여 명의 일반인 남녀뿐 아니라 어린이까지 납치하고 고문과 강제노동을 시켰으며, 513명을 살해했다고 알려졌다. 그 중 40명은 박인근이 직접 살해했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에 놀러왔다가 잡혀간 서울대학생도 있었다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울면서 증언한다. 실종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생사확인조차 어렵다. 이 지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아직도 고문의 흔적을 온몸에 갖고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간다. 깨끗하게 거리를 청소한다는 명분으로 남자들은 길 가다가 재수없으면 부랑자로 찍혀 삼청교육대에 몰아넣어 가두고 강제노동과 고문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살인을 서슴치 않았던 권력이었다. 정치범은 말할 것도 없다. 1987년 박종철 사건은 세상에 드러난 사건이고 감춰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전두환은 국가폭력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측근들이 악마 같은 짓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고 40명을 살인한 형제복지재단 이사장 박인근도 죗값을 치르지 않고 저택에서 가정부를 두고 호사를 누리다가 2016년 죽었다. 1987년 항소심 재판 당시 “박인근 피고인은 사회사업가로서 공과에 대한 평가 등 정상을 참작했다.”는 재판장 송재헌 부장판사의 판결문이 이런 자들에게 호사를 누리게 해준 것이다. 멀쩡한 사람을 가두고 고문하고 강간하고 살인한 자에게 ‘공과’에 대한 평가라니...

     

     이런 판결이 가능한 나라에서 전두환이 죽었는가? 부정축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그 측근들과 돈을 나누고 재산을 빼돌려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리다가 956억원 추징금조차 떼어먹고 죽으면 끝나는 것인가? 전두환 장례식장을 찾아 인간으로 도리를 해야 한다는 둥, 명복을 빈다는 둥 하며 ‘공과’를 살펴야 한다고 말하는 자들이 버젓이 권좌에 앉아 있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전두환이 죽었는가?

     

     나는 되묻고 싶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학살했지만 독일을 잘 살게 해준 공은 있다고 평가하면 그게 인간으로서 할 말이냐고!’ 지금 전두환에게 가족을 잃은 당사자들이 살아있을 때도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이다. 시간이 지나 전직 대통령이라고 호칭을 바꿔야 한다며 적폐 언론에서 떠들면서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밀며, 전두환이 죽지 않도록 할 것이 뻔하기때문에 반드시 독일의 히틀러처럼 전두환이 확실하게 죽도록 정리해서 ‘사회적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야 한다. 전두환은 아직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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