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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달의 칼럼 11월호] 

     

     

    텃새와 철새

     

     

    김덕진(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광주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

     

     

     텃새란 철을 따라 자리를 옮기지 아니하고 거의 한 지방에서만 사는 새이고, 철새란 철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새라고 어학 사전에 적혀 있다. 철새는 영역을 바꾸어 먹이를 찾아 이동하지만, 텃새라고 해도 이쪽 먹이가 바닥나면 한 영역 내의 저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새들 가운데 텃새가 더 많은지 아니면 철새가 더 많은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먹이 체계상 새들의 이동은 크건 작건 어쩔 수 없는 현상임에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학자들도 석사나 박사 때의 주제를 평생 연구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 주제를 어느 정도 끝내고 다른 주제를 발굴하여 천착하는 이도 있다. 필자의 전공 분야인 역사학계에도 그런 학자가 적지 않다. 일찍이 천관우 선생님 같은 분은 고대사를 연구하더니 조선 후기 실학을 연구하여 후배들에게 새로운 연구주제를 던져주기도 하였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태진 교수님은 조선 사림 연구에서 대한제국으로 연구 지평을 넓힌 바 있다.

     

     그런데 정치 영역에서는 이리저리 옮기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이것을 요구하였다가 안 먹혀들어 가니까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고 여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갈 때 이것저것 보따리에 싸 들고 가고, 가면서 자기편이었던 사람들에게 험한 말을 하였던 사람도 있었다. 사리사욕이 아니라, 생각이나 이념이 달라 옮겼다면 별다른 평가가 없을 텐데 말이다.

     

     또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옮기는 사람이 나올 것 같다. 이쪽 진영에서 저쪽 진영으로 말을 갈아타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과거를 보면 그렇게 하여 성공한 사람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자기 한풀이는 될지언정 그동안 쌓아놓은 명예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민주국가에서 가는 길 열려 있고 오는 길 막혀 있지 않고 모든 것은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책임질 일이지만, 그로 인해 다수의 민중과 전체 민족에게 피해가 간다면 그건 문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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